태아

ALL · 평균 2.0 · 1993 · 1시간 42분
안나는 두 아이의 엄마로, 가난하지만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젊은 여성이다. 그녀는 집을 짓기 시작하지만, 물가상승으로 작업이 늦어지고, 설상가상으로 남편은 직장을 잃는다. 안나는 슈퍼마켓에서 일자리를 구하지만 곧 임신 사실을 알게 된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젊은 부부에게 낙태 이외에 다른 해결방안은 없다. 하지만 안나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 때 그녀는 아이를 갖지 못하는 부유한 여성사업가 테레사를 만나게 된다. 테레사는 안나가 자신에게 아이를 준다면 안나의 집을 완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한다. 안나는 아이를 낳고 싶어 이 제안을 수락한다. 테레사는 안나가 아이를 낳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지만, 그들이 가까워질수록 점점 더 많은 충돌이 생긴다.   90년대 초반 동유럽에서 사회주의 시스템의 붕괴에 이어 자본주의의 폭풍이 무분별하게 몰아치는 상황에서 모성의 문제를 새롭게 제기하고 있는 작품이다. 두 아이의 엄마로 남편과 함께 어렵게 살림을 꾸려가고 있는 안나는 뜻하지 않던 임신 사실을 알게 된다. 안나는 물가폭등으로 가족이 살 집을 짓고 있던 공사도 중단되고 설상가상으로 남편도 직장을 잃은 상황에 처해 있다. 낙태는 안나가 선택할 수 밖에 없는 방법. 고뇌하던 그녀에게 부유한 여성 사업가 테레사가 은밀하게 접근한다. 안나가 몰래 아이를 낳아 자신에게 주면 막대한 물질적 보상을 하겠다는 것이다. 안나는 남편을 속이고 테레사가 마련한 은신처에서 남은 임신 기간을 지내기로 한다. 그러나 아이를 갈망하는 테레사의 욕망의 본질을 의심하는 사건들을 접하게 되면서 안나의 고민이 증폭된다. 돈으로 모성을 거래할 수 있다는 테레사의 발상은 현실사회주의가 실패한 이후 가치관의 혼란과 도덕적 해이로 물든 동유럽의 사회현실 속에서 여성들이 겪어야 했던 갈등을 짐작하게 한다. 두 여성의 미묘한 관계를 통해 모성의 조건과 가치관을 탐색하고 있는 도발적인 영화. (서울여성영화제 - 남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