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불상

ALL · 평균 3.7 · 2017 · 1시간 44분
법의학자인 나리만 박사는 밤에 운전하던 중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무사의 일가족과 접촉 사고를 일으킨다. 이 사고로 여덟 살 난 무사의 아들이 경미한 부상을 입지만, 무사는 병원에 가자는 나리만의 제의를 거절한다. 다음 날 아침 나리만은 새벽에 병원에 들어온 시신 중 한 구가 무사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충격에 빠진다. 부검 결과 아이의 몸에 보툴리눔 식중독균이 있었고 그로 인해 어차피 오래 살 수 없었음이 확인된다. 하지만 나리만 박사는 자신의 사고가 아이에게 영향을 미쳤을 것 이라는 죄책감에 사로잡힌다. 아이의 죽음 이후 무사는 범죄를 저질러 교도소에 가고, 나리만 박사는 급기야 무덤에서 시신을 도로 빼내어 다시 부검한다. 여덟 살 소년의 죽음은 사실상 하층 계급의 빈곤과 천박한 자본주의의 산물이다. 각각 자신이 아이의 죽음에 원인을 제공했을 것으로 생각하는 무사와 나리만이 각각의 방식으로 죗값을 치르는 동안, 아이의 죽음에 원인을 제공한 사회라는 존재의 부재가 뼈아프게 환기된다. (박진희)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