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시편

ALL · 평균 3.5 · 1972 · 1시간 27분
때는 19세기 말. 바린트 백작의 영지에 모인 농부들은 자신들의 빼앗긴 권리를 되찾기 위해 투쟁을 벌인다. 그들은 노래와 춤으로 단결을 과시한다. 지주의 대리인은 밀 포대를 쌓아놓고 굶주린 농부들을 유혹하지만 농부들은 회유와 협박에 굴하지 않고 저항을 계속한다. 지주는 끝내 군대를 투입한다. 명령을 따를 것인가 아니면 정의의 편에 설 것인가? 주저하는 사관 후보생이 결국 총탄에 쓰러진다. 무고한 소녀의 손에도 총격이 가해진다. 그러나 상처 입은 소녀의 손에서 흐르는 피는 어느새 붉은 장미꽃으로 피어나고 그녀의 키스로 죽은 사관 후보생은 다시 삶을 찾는다. 어떤 탄압도 이길 수 없는 법. 생명을 부지하고 굴욕적인 노예의 삶을 계속 이어나갈 것인가, 아니면 다음 세대의 자유를 위해 뿌려지는 한 알의 씨앗이 될 것인가? 두려운 운명의 전환점 앞에서 농부들은 놀랍게도 축제를 벌인다. 풍요로운 수확을 상징하는 기둥인 메이폴을 중심으로 군무를 펼치는 농부들. 그러나 수확의 축제는 군인들의 일제 사격으로 학살의 현장이 되어버린다. 모든 생명의 숨결이 사라진 초원에 붉은 옷을 입은 여인이 나타난다. 그녀는 붉은 리본을 묶은 총을 높이 치켜든다. 이제 학살당한 농부들이 하나 둘씩 붉은 꽃을 가슴에 달고 흰 옷 차림으로 나타나 행진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