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밤에

12 · 평균 3.1 · 2018 · 1시간 32분 · 드라마 · 남녀
˝ 뭘 찾으세요?˝ 30년 만에 춘천을 찾은 남녀, 무언가 잃어버린 이들의 잊지 못할 한겨울밤의 꿈 같은 영화. <새출발>(2014), <춘천, 춘천>(2016)을 잇는 장우진의 세 번째 장편영화 <겨울밤에>는 두 갈래 서사의 태피스트리이다. 흥주와 아내 은주가 핸드폰을 찾기 위해 30년 전 처음 하루를 보냈던 춘천 청평사 인근을 떠도는 이야기가 하나요, 20대 군인과 남자를 면회 온 여자가 같은 공간을 흘러 다니는 이야기가 다른 하나이다. ´심우도´의 4개 챕터가 인용되면서 서사의 국면이 나뉘는데, 유랑하는 저들의 스침과 교차를 통해 1988년과 2018년의 시간이 미스터리하게 연결된다. 송학가든과 청평사, 식당 여관, 얼어붙은 폭포 등 장소의 제한과 반복으로 인해 나뉜 두 커플의 발걸음은 기이한 형상으로 포개진다. 미니멀한 원 신 원 커트 양식, 철저하게 통제된 프로덕션, 단일한 논리로 해명하기 힘든 구조의 곤경은 새로운 체험을 안긴다. 시간과 기억을 통과한 뒤에도 <겨울밤에>는 종합적인 결론이나 엔딩에 도달하지 않는다. 쉽게 정의되지 않는 삶, 우연, 연대기라는 공존하기 힘든 성질에 의해 운항되는 현실을 조형해내려는 장우진의 작의는 야심적이다. 이 젊은 작가의 앞날에 서광이 비치는 것 같다. (장병원) [2023년 24회 전주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