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ALL · 평균 3.0 · 2018 · 28분
‘종학’은 20년간, 탈북자 상담을 담당하는 국정원 공무원이자 남파 간첩으로 성실하게 살아왔다. 그는 결혼도 하지 않고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않으며 업무에만 매진한다. 그러나 그동안 꼼꼼히 작성했던 보고서들이 창고에 방치된 채, 단 하나도 북으로 보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는다. 그가 괴로운 것은 배신당한 신념 때문이 아니라 지금껏 해왔던 업무들이 결국 그 무엇도 바꾸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20년 동안 조국과 자신을 이어줬다고 믿었던 그 보고서들은 소리 없는 메아리에 불과했다. 덕분에 연좌제로 사살당해야만 했던 많은 이들이 살 수 있었다는 이야기는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지금 그를 짓누르는 건, 전에 없던 고립감과 잃어버린 존재 이유이다. (김경태) [제6회 디아스포라 영화제] [제17회 미쟝센 단편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