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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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s Ignari
star4.0
<설리>는 전통적이고 관습적인 영웅담이다. 확고한 신념과 도덕을 가진 주인공의 위대함은 너무도 익숙한 방식으로 부각되고 영화엔 뚜렷한 위기나 그럴듯한 갈등이 존재하지 않으며, 다시 말해 이 영화의 서사에는 굴곡이 없고 진부하다. 하지만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굳이 재난 상황의 스펙터클이나 적과의 갈등에 초점을 맞춰 영화를 '재미있게' 만들려하지 않는다. 그는 오직 인간성이 거두어낸 승리에 몰두하며 결국 다시금 인간으로 귀결되는 최우선적 가치를 묵직하게 주장하고, 결국 이런 직선적인 이야기만으로도 이토록 순수한 감동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하는 것이다. 이스트우드가, 그리고 설리가 인간은 결코 숫자가 될 수 없고 그 어떤 사건에서도 인간성이 배제되어선 안된다고 말할때, 시스템 속에서 인간의 가능성을 재차 확인하며 일상적 영웅의 자리를 재확인하는 이 영화에는 한 늙은 개인주의자의 이상이 오롯이 담겨있다.    그렇기 때문에 끝까지 비행기를 확인하던 설리의 모습, 또 정확하고 체계적인 구조가 이루어지는 모습은 감정이 전혀 과잉되지 않은 담백한 장면임에도 깊은 울림을 자아내며, 감정의 질보다 양을 우선시하는 신파극들이 결코 주지 못할 경외감을 선사한다. 줄곧 미국 사회 내에서 '영웅'의 위치를 질문해온 이스트우드는 자신의 책무를 다해 공동체의 인정을 받으면서도 스스로의 자리를 의심하는 주인공을 등장시키고 그의 자리를 확인하는 서사를 만들어냈다. 즉, <설리>는 그동안 존재해온 실화극들처럼 기적을 극적으로 다루는 영화가 아닌, 사건의 중심에서 기적을 이루어낸 주체의 인간성을 다루는 영화이다. 155명의 승객이 무사히 구조되는것을 보며 자연스레 476이라는 숫자가 떠올려질 한국 관객들에게, 아마도 <설리>는 사회가 결국 인간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영화가 될 것 같다.
스포일러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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